잭 도시와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놓고 격돌하는 토론 배틀. 가장 큰 이슈는 에너지다

머스크가 얘기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은 전력을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골칫거리인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CEO 마이클 세일러가 주도하는 비트코인 마이닝 협의회(BMC. Bitcoin Mining Council)는 지난 1일 채굴과 관련한 상세한 데이터를 발표했다. BMC에는 23개 채굴 관련 기업들이 소속돼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연간 189 테라와트아워(TWh)로 글로벌 에너지 소모의 0.117%에 불과하다.

수력, 풍력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지속 가능 에너지’ 사용 비중도 56%에 달한다. 미국이나 EU 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 구조를 가지고 있다.

BMC는 채굴업자의 이익을 대변한다.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관련 데이터를 보더라도 ‘비트코인 전력 낭비’ 주장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 에어콘 소모 전력의 30분의 1
블록미디어는 BMC 보고서 작성에 사용한 원천 데이터 소스를 살펴 봤다. BMC는 캠브리지대학, 브리티쉬패트롤리엄, 미국 에너지정보국 등의 자료를 이용했다.

특히 캠브리지대학 자료에 주목했다. 이익단체, 기업, 국가 기관과 달리 중립 지대에서 학술적인 접근을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캠브리지대학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은 전 세계 에어콘 소모 전력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의 TV 시청에 들어가는 전력과 엇비슷하다.


캠브리지대학은 비트코인 채굴에 연간 73.04 TWh가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BMC가 추정한 것보다도 오히려 100 TWh가 더 적다. BMC 추정치를 글로벌 에어콘 소모 전력과 비교하면 11분의 1밖에 안된다.

# 금 채굴과 비교
비트코인 채굴과 금 채굴을 비교한 데이터도 있다. 캠브리지대학 자료에서는 금 채굴에 연간 131 TWh의 에너지가 들어간다.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에너지 보다 두 배 가량 더 많다. 금을 캐는데 에너지를 훨씬 더 많이 쓰는 것이다.

투입 에너지와 시장 가치를 따져보면 독특한 해석을 할 수 있다.

# 비트코인, 에너지 효율 낮다? 아니면 저평가?
글로벌 금 시장의 시가총액은 10조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비트코인 시총은 현재 5700억 달러 수준이다.

채굴에 들어가는 에너지와 시총 비율만으로 두 자산의 에너지 효율을 따지면 금이 비트코인보다 10배 높다. (금 : 10 조 달러 / 131 TWh= 0.07, 비트코인 : 0.57 조 달러/ 73 TWh= 0.007)

같은 에너지를 금 채굴에 쓰면 거기서 나오는 경제적 이익이 비트코인보다 10배 크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같은 에너지 효율성은 비트코인 밸류에이션에 있어 정반대 설명도 가능하다.

금과 비교했을 때,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되는 에너지 대비 비트코인 가격이 현저히 낮다고도 볼 수 있다. 금과 비트코인이 동등한 자격을 갖고, 에너지 효율이 같아지면,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보다 10배 올라야 한다.

# 기술 발전과 친환경
머스크는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의 다수가 친환경적인 것이 증명되면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재개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BMC 자료에서는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되는 지속 가능 에너지 비율이 이미 50%가 넘는다.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의 상당 부분은 탄소 배출과 무관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서 암호화폐 에너지 효율은 빠른 속도로 개선될 전망이다. 핸드폰이 움직이는 정도의 전력으로도 채굴이 가능한 암호화폐 프로젝트도 있다.

# 효용과 혁신
잭 도시와 머스크 토론에서는 절대적인 에너지 소모량도 논쟁 거리가 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효용이다.

상당한 에너지는 쓰는 암호화폐 네트워크가 글로벌 경제에 그에 합당한 효용을 가져다 줄 것인지 여부다.

국가가 독점하는 화폐 발행 시스템, 이를 유지하기 위해 투입되는 유무형의 자원이 국민,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 ‘지속 가능한 효용’을 제공하는지 따져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이 제기한 기존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려는 혁신적 접근도 평가해야할 요소다. 에너지 소모라는 1차원적인 관점으로 기술에 기반한 혁신을 깎아내려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